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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와 이리의 일상 이야기

유기견 새끼강아지 입양 후기 - 입양 방법, 장소, 먹이, 훈련

by 레이리 202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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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리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쓸까말까 1000번도 고민을 더 한 것 같아요

사실 유기견이든 분양받은 강아지든 상관없이 누군가를 키우고 기른다는 건 엄청난 각오를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혹시나 다른 분들이 제 글을 보시고 유기견 입양에 대해서 너무 쉽게 생각할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나 나날이 버려지는 강아지들은 늘어나고 그런 강아지들을 돌봐줄 가정은 줄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저의 예전 기억을 되살려 입양 후기를 한번 써보자 합니다.

 


저는 애초에 강아지를 키울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예전에 노견이 되어 저희 집에 1년 정도 살다간  강아지 '사랑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참 조용하고 예쁘고 사람을 좋아하였는데, 이미 많이 노화가 진행된 상태로 저희 집에 와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 못했어요

 

그때의 힘듬 때문에 강아지를 키울 생각이 전혀 없다가, 페이스북에서 하나의 글을 발견하게 됩니다.

 

부산 남구쪽에서 버려진 강아지 4마리가 안락사할 위기에 쳐해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버려진 강아지는 아니었습니다. 혼자 살고 있는 할아버지가 애지중지 키우던 토이푸들 반려견이 있었는데, 할아버지가 몸이 더이상 좋지 않으셔서 평생을 병원에서 살아야 하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으셨습니다. 

 

그 토이푸들 반려견 2마리는 서로 성별이 다르고 중성화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할아버지가 잠시 병원을 가 검진을 받는 동안 교배를 통해 아이를 배게 되었고, 본인의 힘으로 새끼 강아지 4마리를 출산하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사정을 들은 동사무소 직원분은 ( 정확하게 어디 구 어디 동사무소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4년 전 일이라서요 ) 그 강아지들을 키워주지 못하니 대신 입양을 보낼 입양처를 찾기 위해 페이스북에 글을 남긴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엄마 아빠 토이푸들 강아지 2마리를 입양을 보낼 생각을 글을 작성해 주셨습니다.

 

전 그 글을 보고 너무 딱한 나머지, 지금 저의 상황을 한번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때의 저의 상황은

 

1. 32평까지 자가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 강아지를 키울 수 있는 아파트 )

2. 집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강아지들 산책을 시킬 수 있는 공원이 있었고, 걸어서 10분 거리에 동물병원이 있었습니다

3. 집에는 어머니 아버지 저 이렇게 3명뿐이었고 저는 갓 대학생이 되어 시간적 여유가 있었습니다

4. 집에서 강아지 한마리도 케어를 해 주지 못할 만큼 형편이 안좋은건 전혀 아니었습니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5. 가족 중 강아지 털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가족이 없었고, 강아지를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가족이 없었습니다.

 

이러했기 때문에 저는 그 강아지들을 '임시보호'하고자 동사무소를 찾아가게 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입양을 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곳에서 강아지를 키우지..?

 

그렇게 동사무소 직원을 따라 들어간 주택은 처참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다 허물허져 가는 주택 안에서 새끼강아지 4마리가 박스안에서 옹기종기 모여 울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그 집을 치워주는 사람이 없으니 바닥은 똥과 오줌으로 가득했고, 바퀴벌레와 파리들이 들끓었습니다.

 

동사무소 직원분께서 여기 있다며 가리킨 박스 속에는 새끼강아지들이 있었습니다

털도 자라지 않았고 눈도 뜨지 못한 새끼 강아지였습니다.

 

저는 분명 엄마아빠 강아지들을 보러 간 것이었는데, 그 사이에 입양이 완료되어 요 새끼강아지들만 남았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겁이 났습니다. 성인 강아지도 자신이 없었던 저한테 눈도 뜨지 못한 새끼 강아지라뇨...

새끼 토이푸들 강아지 4마리는 많이 추운지 서로 엉겨붙어서 체온을 공유하며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눈도 뜨지 못한 채 굶어가는 아이들을 보자니 도무지 두고 갈 수가 없어 눈 딱 감고 그 중 한 아이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동사무소 직원분들의 협조로 작은 박스 안에 신문지를 엄청나게 깔고, 담요 하나를 빌려주셔서 담요로 몸을 칭칭 감은 채 곧장 동물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때의 호두입니다. 손바닥 안에 다 들어올 만큼 작죠?

다행히도 동물병원 원장님께서 보이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며칠을 굶을 줄 알았는데 어미강아지가 젖을 잘 먹여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고 해주셨어요

이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이 말을 들으니 너무 행복했어요

 

제가 새끼강아지를 키워본 적이 없어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일단 요 녀석은 토이푸들이고, 생후 2주가 지났다고 합니다.

원래 펫샵에서도 생후 2개월은 지난 강아지를 데리고 오는데, 이 아이는 생후 2주라고 하니 정말 아득하더군요

벌레가 몸에 붙어있진 않을까, 생후 2주인데 구충제를 먹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겉으로도 속으로도 벌레나 균이 전혀 없다고 해주셨습니다. 천운일까요?

 

생후 2주차 강아지는 사료를 먹을 수 없습니다. 사람이랑 마찬가지로 분유를 먹어야 해요

그리고 갓난아기처럼 분유를 자주 먹습니다. 3시간마다 일어나서 분유를 먹여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젖병을 빠는 힘도 없기 때문에 주사기를 사서 분유를 타 주사기로 입에 주입을 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또, 혼자 대소변을 눌 수가 없습니다.

소변이 마려워도 혼자 힘 주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아이가 소변이 마려울 것 같은 시점에 제가 휴지를 대고 생식기를 열심히 문질러주면 자연스럽게 소변이 나온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저의 강아지 육아일기가 시작됩니다.

 

너무 몸집이 작아 따로 강아지 집을 살 필요가 없어 작은 바구니 안에 호두를 담아 두었습니다.

새끼 강아지라 체온조절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담요를 미친듯이 깔아 주었어요

 

밤에는 12시, 새벽3시, 새벽6시, 오전9시마다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나서 분유를 타 먹였습니다.

분유를 먹이고 난 후에는 꼭 휴지로 오줌유도를 하였어요

 

그렇게 지내다 생후 3주 반이 지났을때 눈을 뜨게 됩니다

 

너무 귀엽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때부터 이유식으로 전환을 했어요!

 

새끼 강아지들이 먹는 전용 사료를 몇시간동안 따뜻한 물에 불려서 분유와 함께 타 주기 시작합니다.

다리에 힘이 없어 기어다니다가 어느순간 비틀거리면서 걸어다니기 시작해요

 

그때부터 몸에 힘이 생겨 고개를 숙이고 이유식을 먹을 수 있게 됩니다.

 


이쯤되니 고민이 들었어요.

 

임시보호를 위해 데려온 아이이나 저희의 사정이 강아지를 키울 수 없는 환경도 아니고

이미 너무 정들어버린 이 아이를 보낼 수가 있을까..?

 

생김새도 이쁘고 소형견이라 분명 입양처를 구하면 있을 것 같긴 한데

입양을 간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 한구석이 찡해지더라구요

 

그래서 2시간동안 부모님과의 진지한 상의끝에 결국,

호두를 우리 식구로 맞이하게 됩니다.

 

 

아, 지금은 어떻냐구요?

 

저희집의 대표 귀염둥이가 되었답니다 ㅎㅎㅎㅎ

 

 


저는 새끼강아지를 입양한 것이어서, 다 큰 성인 강아지는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성인 강아지는 이미 본인이 버려졌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새끼 강아지를 키우는 것과는 또 다르게 힘들 지도 몰라요

 

허나 새끼강아지던 성견이던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과 '현재상황'이라는 겁니다.

 

강아지를 잘 키울 수 있다는 마음가짐은 강아지들이 한두번 사고를 치고 나면 사라질지도 몰라요

내가 돈을 다 털어서 강아지한테 헌신하겠다 한들 제 상황이 여유롭지 못하면 그렇게 안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섣불리 그냥 불쌍하고 애처로운 마음에 손 내밀고 다가가면 오히려 그 강아지한테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어요

 

누군가의 가족이 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어린아이를 입양하는 것에는 큰 결심과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는데 왜 강아지에게는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요

 

강아지에게는 사랑만 줄 수 없습니다. 엄청난 금액의 돈도 필요할지도 모르죠. 

갑자기 사고가 나면 몇백만원 몇천만원도 깨지는 것이 강아지 병원비입니다.

 

새끼강아지를 입양할 경우 꾸준히 예방주사와 접종을 해 주셔야 합니다. 

매달 강아지한테 나가는 돈을 15만원 정도로 생각해주셔야 해요

 

강아지는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의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고양이와 다르게 영역 동물도 아니라 산책도 하루에 한번씩은 꼭 나가주셔야 우울증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저 집에서 키우며 애교떨고 나를 반겨주는 인형으로 생각하여 입양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강아지 키우자고 졸라서 알아보고 있으신 어머님 아버님이면 더욱더 많이 고민하고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강아지한테 가지는 관심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아요. 본인에게 관심을 주지 않으면 금방 시들해지기 마련이죠

 

어른이 주는 관심과 아이가 주는 관심은 강아지가 느끼기에도 다릅니다. 아이들은 손에 힘이 들어가고 과격하게 놀기 때문에 강아지가 아이에게 입질을 할 수도 있어요. 엄마와 아빠의 관심을 차지하고 있어 아이에게 해코지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강아지를 도로 파양하실 건가요? 그 상황에 대한 대안도 미리 마련하셔야 합니다.

 

 

 

아마 강아지 입양 후기를 검색해보신다는 건 강아지를 입양할 생각이 있으신 분들일 겁니다.

두번 세번 백번 천번 생각해보시고, 사회에 버려져 방황하고 있는 상처입은 예쁜 아이들을 행복한 세상에서 살게 도와주세요

 

 

혹시나 유기견에 대해 더 궁금한 정보가 있으신 분들은 댓글로 질문주시면 답변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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